공감하다

강아지 안락사, 오늘 우리가 작별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삶을 단 하루 앞도 예측할 수 없다. 당장 내일 사고가 날지, 앞으로 50년은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오늘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살아가는 것뿐이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살아가면서 코앞까지 큼직하게 다가온 이별의 순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는 때때로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영원한 작별의 결정을 스스로 해야만 할 수도 있다.

많이 아프거나 나이든 반려동물과 살아간다는 것은 성큼 다가와 있는 죽음을 눈치채지 못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대면하는 일이다. 사실 죽음이 놀랄 만큼 가까워지기 전까지 우리는 그에 대해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에 집 밖을 산책하면서, 혹은 TV나 SNS를 통해서 접하는 것은 늘 어리거나 건강한 동물들의 모습이다. 왜냐하면 나이 들어 힘이 없고 아픈 동물은 산책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평생을 지켜본 가족들로서는 마음이 아프지만, 필연적인 시간의 흐름을 언젠가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즈음의 반려동물은 나보다 빨리 늙고, 나보다 더 죽음에 가까워져 있는 존재다. 스스로 걷지 못하고, 잘 삼키지 못하고, 제 힘으로 용변하지 못한다. 이미 집보다 동물병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람도 잠들 듯 편하게 가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 듯 , 아픈 동물들도 평온하게 숨을 거두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대개 질병에 의한 증상들과 고통과 함께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임박해 왔다면 냉정한 현실을 들여다보기 시작해야 한다. 생명이란 단지 살아있는 걸까. 이 아이는 남은 것이 고통뿐이라도 살기를 원할까, 말도 못하고 고통을 감내하기보다 편안한 죽음에 이르는 것이 더 좋은 일일까. 그런데 반려동물의 생명에 대하여 내가 대신 판단을 내려도 되는 것일까.

아마 이 수많은 질문에 대하여 누구보다 당사자 가족들이 가장 많이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내 반려동물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생을 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 고통스럽게 이르렀을 때, 우리는 아마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릴 것이지만 누구도 어떤 결정에 대해 쉽사리 가치판단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것은 매 순간 보호자가 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다. 분명한 옳고 그름의 지표도 없는 그 길 위에서 선택과 책임의 무게는 어쩔 수 없이 보호자의 몫이다. 대신 그 선택의 근거를 얻기 위해 우리는 올바르게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안락사가 어떤 것인지, 내 강아지는 어떤 상태인지, 이 아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지.

 

 

안락사, 고통스럽지 않을까

사실 안락사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거나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유기동물의 안락사 사례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유기동물의 경우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이들을 입양할 새로운 가정이 없으면 건강하고 생의 가능성이 충분한 아이들을 강제로 떠나보내게 된다. 그러나 보호자와 평생 함께 살아온 반려동물의 경우에도 안락사가 필요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동물병원에서는 건강한 반려동물의 안락사는 대부분 거부 하지만, 아이에게 남은 것이 고통밖에 없다고 판단되었을 때 보호자에게 안락사라는 선택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사람의 경우와 달리 반려동물의 안락사는 수의사와 보호자의 동의 하에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강아지가 안락사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래 사항을 고려해 보자.

– 반려동물이 호흡곤란으로 숨을 쉬는 것 자체가 힘든 경우
– 먹고 마시는 일, 배변과 배뇨를 못하는 경우
–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을 느끼는 경우
–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무감각한 상태일 경우
– 질병에 의해 보호자와 유대관계가 상실되는 등 심각한 인지장애가 발생한 경우

위의 상황에 해당된다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산소를 공급해주거나 진통제를 사용하는 등 동물병원에서 의료적 도움으로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면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안락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안락사의 순간 역시 고통스럽지는 않을까? 안락사를 진행할 때 안락사 약물을 두 번을 정맥을 통해 주사하게 된다. 첫 번째 주사는 반려동물의 의식과 통증을 차단하는 마취제이며, 두 번째 주사는 심장을 멈추도록 한다. 안락사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고통에서의 해방인 만큼, 고통을 느끼지 않고 최대한 자듯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주사 후 완전히 생체징후가 멈추기 까지는 몇 십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안락사를 결정하고도 이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익숙하고 사랑하는 가족’일지도 모른다. 반려동물이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가족 품에서 떠날 수 있도록, 사랑하는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숨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아마 수의사에게 안락사를 맡기고 이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보호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락사를 진행하기 전에 장례 절차를 준비하여 마지막까지 아이를 곱게, 경건하게 보내주는 이별의 과정이 오히려 우리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것이 이후 평생 동안 내 반려동물을 기억할 때 떠올리는 중요한 장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이별의 기억

아직도 술을 마시면 예전에 키우다 떠나보낸 강아지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있다. 당시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것은 친구가 고등학교생일때 였고 ,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의 일이다. 그때 노령이던 강아지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심하게 아팠는데, 어느 날 학교에 다녀왔더니 강아지가 없어져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학생이었던 친구와 상의하지 않고 안락사를 시킨 것이다. 가족들 모두가 사랑한 강아지였고 안락사 자체는 당시 피치 못한 선택이었다는 걸 이제와 돌아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 없이 맞닥뜨린 이별은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감당 못할 정도로 어린애라고 생각했나봐.”

물론 당시에는 안락사에 동의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별을 나눌 시간이 필요했다고 친구는 말했다. 반려동물의 상태를 판단할 때 수의사의 조언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결정을 함께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의 주로 돌보고 있는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비롯하여 서로의 의견을 듣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기억은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이상 언젠가 우리는 피치 못한 이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눈앞에 놓인 여러 가지 선택 중에서 최선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만남과 행복한 삶의 과정이 중요한 만큼, 가능한 한 좋은 죽음을 준비하고 선택하는 것까지가 보호자에게 주어진 필연적이고도 무거운 역할일 것이다.

 

지금 우리 강아지(고양이)에게 안락사가 필요한 걸까요?

 

 

만약 지금 보호자의 반려동물이 위 다섯 가지 상황 중 2개 이상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가까운 병원의 수의사와 상담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락사를 결정하셨다면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하세요.

첫째, 보호자님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족 구성원 간의 합의가 중요합니다.

주양육자가 있더라도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은 가족 모두의 것입니다. 특히 미성년자 자녀와 함께 키우는 경우 자녀의 의사를 무시하고 안락사를 진행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연령이 되었다면 가족 구성원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동물 안락사의 방법과 비용, 절차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합니다.

동물안락사를 진행할 동물병원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또한 비용도 동물병원마다 동물의 무게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을 하셔야 합니다. 가능한 수의사와 여러 차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동물안락사는 전신 마취제를 주사 후 심정지를 일으키는 약물을 추가로 투여해 진행됩니다. 실제 주사 후 사망까지의 시간은 1분을 넘지 않지만 안락사 전 마지막 면회, 사망 후 위로 등으로 전체 시간은 최소 30분에서 3-4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①수의사에게 안락사의 절차를 듣고 동의서를 작성합니다.
②보호자의 선택에 따라 참관 여부를 결정한 뒤 반려동물과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③담당 수의사께 요청하여 안락사 약물을 주사하도록 합니다.
④수의사는 반려동물의 주사 후 신체징후를 확인하여 사망 선고를 합니다.
⑤사망한 반려동물과 마지막 이별을 고합니다.

셋째, 안락사 이후 장례까지 미리 준비하고 예약해야 합니다.
안락사가 끝나고 나면 죽은 반려동물은 올바른 장례로 이어져야 합니다. 현행법상 사체를 땅에 묻는 것은 불법이며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식 허가를 받은 동물장묘시설에서 화장을 해야 합니다. 동물안락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셨다면 장례식장도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안락사 장례의 대한 상담은 21gram의 전문 장례상담사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반려동물이 늙어 간다는 것,

그 아이가 아프고, 병든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려동물의 이별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이들은 <마지막 산책>이라는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가인 제시카의 반려견 오디세이와 함께하며 늙은 개와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든 반려동물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그 삶의 질에 대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생소한 동물 호스피스와 안락사에 관한 내용도 자세히 담겨 있으니 보호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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