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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이야기] 반려동물 장례, 반려견과 함께한 가족의 삶을 인정받는 느낌 – 똑순이편

요크셔테리어 똑순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14년 동안을 함께 살아온 가족이었다. 어릴 때 워낙 오냐오냐 하고 키웠더니 짖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어리광쟁이로 자랐단다. 결혼 후에는 신혼집에서는 포메라니안 루피를 키우게 되었는데, 이제 막 한 살이 넘은 어린 강아지 루피와 달리 똑순이는 어느새 투병 생활을 하는 노견이 되었다. 투병 기간은 가족 모두에게 쉽지 않았지만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최선의 방법으로 이별한 기억은 그들이 함께한 삶을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겼다.

 

(※ 본 인터뷰는 요청에 의해 익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똑순이 보호자님 감사드립니다.)

똑순이 보호자님

 

 

수술 이후의 투병 생활

아픈 반려견을 동물병원에서 진찰 받을 수는 있지만 치료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보호자의 몫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직접 의견을 말해주면 좋을 텐데, 강아지는 말없이 보호자의 선택을 따를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선택이 과연 최선일까, 가족들은 끝까지 자문할 수밖에 없다.

Q.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셨나요?

잠을 점점 많이 자고 걸음걸이가 느려지긴 했지만 정말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다 보니 백내장이 오더라고요. 자꾸 벽이나 가구에 부딪치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는 잘 듣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이름을 부르면 멀리서도 조르르 달려오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불러도 잠잠했거든요. 마지막에는 백내장 수술을 했는데 이후 1년을 채 못 살았어요.

 

Q. 아이가 투병 생활을 했던 건가요?

당시에는 병원에서 수술해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돌이켜보면 노견이라 마취가 무리가 되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수술 후 바로 부작용이 생겨서 한 달 넘게 입원해 있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입원해 있는 것도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더라고요. 아이 입장에서는 내가 왜 가족도 없이 여기에 혼자 있어야 하는지를 모르잖아요… 그래서 집으로 데려온 이후 한동안은 잘 지내다가, 또 상태가 안좋아졌어요. 온 가족이 3교대로 밤새 간호를 해야 했죠.

 

 

Q. 아픈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고 간병하는 게 사실 힘든 일이죠.

그 시기에는 특히 제가 결혼해서 따로 살았기 때문에 엄마가 제일 힘들었을 거예요. 계속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챙겨야 하고, 잠깐만 자리 비워도 배변 때문에 엉망이 되니까요. 사실 주변에서도 이 정도로 아픈 경우라면 안락사 시키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어요. 하지만 저랑 동생은 말도 안 된다고 했죠. 사실 이미 시간이 오래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안락사를 하면 당장은 몸이 편해질지 몰라도 마음이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가족끼리 회의를 해서 끝까지 돌보기로 결정을 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을 지켜보는 동안 마음이 참 아팠어요. 3kg대였던 아이가 나중에는 1.7kg까지 빠졌거든요.


Q. 혹시 투병 과정에서 아쉽거나 후회했던 점이 있으신가요?

제가 노견에 대해서 너무 몰랐어요. 백내장도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오는 증상이라고 받아들였으면 굳이 수술을 안 해도 됐을 텐데 싶어요. 저희 똑순이가 병원에서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던 것 같거든요. 의사는 검사 결과에 따라 판단하는 거지만, 내 강아지의 성향이나 스트레스는 보호자가 더 잘 알고 판단해야 하는 건데… 건강하다고, 아직 아이 같다고만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신경 써주지 못한 게 미안해요.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안전한 선택

21gram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장례를 함께 진행하며, 남겨진 가족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서비스다. 반려동물 장례는 단순히 화장을 진행하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기억하고 최대한 후회 없이 이별하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Q.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나요?

투병 생활을 거의 1년 가까이 하다 보니 병원에서 상태가 안 좋은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되잖아요. 무지개다리 건너는 아이들도 종종 보고… 그래서 장례 업체가 많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검색도 해봤지만 당시에는 진지하게 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법적으로 장례를 치르지 않으면 쓰레기봉투를 써야 한다고 하니까, 당연히 그럴 순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은 원래 하고 있었어요.

 

 

Q. 아이가 떠난 날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세요?

그때가 설 연휴였는데 자고 일어나니 이미 떠나 있었어요. 당시에도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는 걸 반복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퇴원 일주일 만에 떠났죠. 그제야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강아지 장례’에 대해 제대로 검색했더니 너무 많은 내용이 나와서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21gram을 발견했어요. 21gram은 이전에 와디즈 펀딩에서 ‘반려동물 장례도우미 서비스’라고 본 기억도 있었거든요.


Q.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와중에 21gram을 통해 예약하신 이유가 있나요?

일단 들어가자마자 합법적인 장례 업체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나니까 일단 선택지가 딱 좁혀졌어요. 그렇잖아도 정신 없는 상황에서 불법적인 장례 업체나 시설이 안 좋은 곳을 멋모르고 선택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잖아요. 21gram에 나와 있는 리스트를 참고해서 집과 가까운 곳, 시설 사진이 충분히 깨끗해 보이는 곳을 선택해 21gram 사이트에서 바로 예약했어요. 서너 시간 정도는 아이를 그대로 집에 데리고 있다가 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갔죠.


Q. 장례 과정에서 21gram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일단 제가 원하는 조건으로 간단하게 검색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사진이나 간단한 설명을 모아서 볼 수 있으니까요. 김포로 가야겠다고는 생각했지만 포털에서 하나하나 찾으려면 시간도 걸리고, 당시에는 그런 걸 하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장례 업체 홈페이지에는 가격 정보도 나와 있지 않고 전화 문의를 해야 하는 곳도 많고요. 21gram에서는 선택지를 바로 볼 수 있고, 예약과 결제까지 간단하게 할 수 있어서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적었어요. 그만큼 우리 상황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요.

 

 

우리의 추억과 이별에 집중하는 과정

이별 후 펫로스를 겪으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슬픔을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 받지 못하는 데서 더 큰 허탈함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나의 슬픔을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과 이별이 지닌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


Q.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그날따라 사람이 많았어요. 다들 자신의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러 온 건데, 그 사람들을 제가 아는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를 동질감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강아지 장례를 치른다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뭘 그렇게까지 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래서 저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이해해준다고 기대하기는 어렵고요. 만약 평일에 장례를 치러야 했다면 회사에 휴가 사유를 말해야 하는데 물론 수긍은 하시겠지만 완전히 이해를 못하는 분들도 계셨을 거예요. 그런데 거기는 반려견과의 이별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된 셈이니까, 마치 똑순이와 우리의 삶이 인정받는 느낌이었달까요.

Q. 실제 장례 진행 과정에서 좋았던 점이 있을까요?

영정 사진으로 쓸 사진을 준비해 갔는데 그걸 예쁘게 붙이고 꽃으로 장식해 주셨더라고요. 종교에 따라 추모할 수 있고, 가족끼리 독립된 공간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좋았어요. 거기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 뒤 화장하는 모습도 유리를 통해 지켜봤어요.


Q. 장례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장례를 치르는 과정이 의외로 저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강아지에게 잘해줬던 일, 못해줬던 일이 다 떠오르면서 온전히 이별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만약 그냥 동물병원에서 아이를 보내고 맡기고 나왔다면 그대로 끝이잖아요. 장례식장에서 아이를 떠올리면서 울기도 하고, 우리의 추억에 집중하는 그 시간이 오히려 내가 펫로스를 이겨내거나 일상에 복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아이가 떠난 후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지요.

저도 매일매일 생각났어요. 사소한 거지만 제 휴대폰 배경화면이 똑순이거든요. 옆에 있는 루피로 바꾸려다가도 왠지 그게 좀 미안한 거예요. 똑순이에게 못해준 게 더 생각나니까 처음에는 더 힘들었어요. 가족끼리는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안 할 정도로… 그래도 몇 개월 지나니까 이제는 조금씩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서 마음이 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펫로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자 최선의 방법으로 이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아이의 유골은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원래는 보석으로 만들까 생각하다가 결국은 화분으로 정했어요. 화분에 넣어두고 거기에서 새 생명이 자라면 마치 같이 있는 느낌이 들 것 같아서요. 만약 미리 알아볼 생각을 했다면 저에게 의미 있는 유골함을 따로 준비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Q. 이별을 앞두고 있는 다른 보호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강아지를 입양한 순간부터 15-20년 후에 나를 떠난다는 사실을 미리 인정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열 살쯤 되면 그걸 조금 더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요. 아팠을 때 병원을 가면 늦은 경우가 많으니 미리 검진도 받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죠. 노견들은 투병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다들 투병에 급급해서 장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은 없는 것 같아요. 장례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오히려 남은 가족들을 위해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저도 일찍 찾아봤다면 내가 어떤 장례를 원하는지 더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여 선택할 여유가 있었을 것이고, 더 뜻 깊게 아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준비했을 거예요.

 

 

반려견도 가족이죠, 당연히

아직은 많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반려동물 장례. 하지만 우리는 가족이기에, 만남만큼 최선의 이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에서 반려동물이 가족으로서 지니는 의미가 앞으로는 점차 커지고 견고해지리라 믿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말로 설명한다고 해서 전달되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예전에 비해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례 치른 뒤에 회사에서도 소식을 알게 된 분이 ‘많이 힘들었겠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우리가 반려동물의 의미에 대하여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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