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다

느긋하지만 단단하게, 고양이 장례를 준비하는 마음

벌써 연말이 다가온다. 나이를 먹는 것도 여러 차례 반복하니 다소 무뎌지는 듯한데, 해가 지나면서 사람만 나이가 드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10년 전, 20대 초반에 만났을 때만 해도 어린 개나 고양이를 키우던 친구들이 최근에는 하나둘 반려동물이 나이 들고 있다는 신호를 발견하며 씁쓸해하고 있다. 걸음이 느려지고 반응이 무뎌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때때로 두렵고 가슴이 서늘해지는 일이다.

어느새 10살이 훌쩍 넘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끼리는 그동안 쌓아온 육묘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하고, 사료나 모래, 동물병원 정보까지 틈틈이 나누곤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겪어본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까지 추천해주는 것은 다소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간혹 아픈 고양이가 있어도 좋아지겠지, 괜찮아질 거야, 하고 위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죽음에 대해 입에 올리는 것, 심지어 죽음을 대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별로 갈 너를 느낄 때

하지만 우리가 그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아무리 마지막까지 미룬다고 한들, 결국 이별의 순간이 왔을 때에는 장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은 합법적 장례식장이 많이 생기면서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들 고민하고, 반려동물을 보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장례 절차에 대해 물어보는 친구들도 생겼다. 바로 얼마 전에도 지인 한 명이 무언가 예감한 것처럼 물었다.

“아이가 떠나면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뭘 어떻게 해야 되죠?”

 

 

사실 고양이는 워낙 아픈 것을 드러내지 않는 동물이다. 야생에서는 다치거나 아픈 것을 보이면 적에게 약점을 보이게 되어 공격 대상이 되기 쉬웠기 때문에, 지금도 그 습성이 남아 본능적으로 아픈 것을 숨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양이 보호자들은 ‘멀쩡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되었다’며 당황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일상에서 집사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고양이의 컨디션이 안 좋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인에게는 장례식장을 추천해주는 대신 직접 원하는 장례식장을 미리 살펴보고 고를 수 있는 21gram 서비스를 소개해줬다. 아이의 몸무게에 따라 달라지는 장례비용도 미리 조회하고 장례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리고 꼭 필요한 장례서비스만 결제할 수 있어 장례 이후 느끼게 되는 장례비용에 대한 의구심을 미리 덜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그 지인의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리 각오를 했어도 막상 고양이와의 이별이 닥치면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생명이 꺼지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 자체가 사람을 한없이 흔들리게 만들고, 그 와중에 현실적인 절차를 알아보는 것은 또 무척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면 장례 절차에 대해서 미리 알아두고 머릿속에 한 번쯤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 고양이를 떠나보내는 장소는 집이나 동물병원일 것이다. 그날 바로 장례식을 치를 수도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하루 이틀 정도 후에도 가능하다. 미리 장례를 겪은 이로서 지인에게 장례 전 보호자가 해줘야 할 사체수습 방법을 차분히 알려줬다. 너무 차갑거나 너무 따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관하는 것부터 좋아하던 담요로 몸을 감싸주는 것 등이 있다. 늘 장난감처럼 갖고 놀던 지인의 수면양말을 잘라 내어 입에 물려주도록 세세한 팁을 알려줬다. 예전 21그램 장례상담사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였다. 겪지 않았다면 몰랐을 중요한 팁과 함께 21그램이 소개하는 합법적인 장례식장 중 가장 마음에 닿는 곳으로 선택하라고 알려주었다. 그 중 21그램이 검증한 장례식장은 1:1 개별 화장을 진행하며 보호자가 전 과정을 참관할 수 있고 온라인 장례 예약시 1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미리 알아 둬야 할 고양이에게 위험한 5가지 질병

고양이와 살아가기 시작할 때 고양이와의 이별까지 생각하는 보호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고양이와 살아본 집사들을 만나 보면 다들 고양이의 투병이나 이별에 대한 사연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 그만큼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고, 아직 현대의 수의학이 극복하지 못한 영역도 많은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혹은 키울 예정이라면 고양이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몇 가지 질병들을 알아두자. 예방법이 딱히 없는 질병도 있지만, 예방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①고양이 복막염

고양이 집사들에게는 시한부 선고나 마찬가지로,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질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예방법도 없다. 특히 생후 1~2년의 어린 고양이나 나이든 고양이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려워 복막염 판정 이후 정말 빠르게 사망에 이르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최근 복막염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실험에서 고양이들을 회복시켰다고 밝힌 연구 결과가 있었다. 아직은 완치율이 높아졌다고 볼 수 없지만 적어도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②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범백은 생후 두 달 이내의 어린 고양이들에게 치사율이 90% 이상일 정도로 특히 위험하다. 파보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데, 감염 동물과의 접촉이나 배설물 등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같이 키우는 반려동물이 있다면 빠르게 격리 및 소독을 해야 한다. 대개 4-5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 설사, 설사로 인한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여 예후가 좋을 경우에는 생존율이 빠르게 올라가는 질병이기도 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③고양이 백혈병

백혈병은 전염성 질병으로, 임신이나 수유, 콧물, 침, 혈액, 소변 등을 통해 전염된다. 설사, 피부나 지 않기도 해서 같이 밥그릇이나 화장실을 사용하는 고양이들끼리 전염될 위험이 있다. 감염된 고양이의 99%가 5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행히 백신을 통해 예방 가능하니 꼭 접종을 해주어야 한다.

 

④고양이 신부전증

신장 질환 중에서도 노령묘에게 위험한 대표적인 질병이 신부전증이다. 본능적으로 물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고양이의 습성 탓이기도 한데, 나이든 고양이의 사망 원인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점차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급성 신부전증의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신장 기능이 정지하기도 한다. 담당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식이요법을 실시하고 약물치료, 이뇨 치료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⑤고양이 면역결핍바이러스

일명 고양이 에이즈라고 불린다. 사람에게는 옮지 않지만 주로 고양이끼리 싸우다가 물거나 상처를 내면서 전염된다. 즉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점차 면역 시스템에 손상을 입으며 만성적인 구강질병, 결막염, 설사, 림프절 부종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면역결핍바이러스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백신으로 예방해주는 것이 좋다. 길고양이들의 경우에는 위험성이 있지만 실내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의 경우 다행히 쉽게 걸리는 질병은 아니다.

 

 

너무 걱정하지마, 너의 잘 못이 아니야

고양이의 죽음을 예감하는 보호자 중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케어를 포기하고 유기를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정말 가족으로 여기고 살았다면 결코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반대로 고양이의 질병과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여겨 자책하는 보호자들도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생명과 관련해서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 내 사랑이 부족해서, 정성이 부족해서 아이가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보호자들은 매 순간 자신의 선택을 곱씹으며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얼떨결에 아이를 떠나보내고 나면, 또 제대로 보내주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미련이 마음 한편에 남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어찌해도 후회가 전혀 안 남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이별하기까지 충분히 사랑했다면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게 길든 짧았든 서로에게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고양이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장례 후 유골로 만드는 추모 보석(스톤)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반려동물이 떠나고 나면 얼마 되지 않는 그 작은 아이의 빈자리가 한없이 넓게 느껴진다. 아이를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이 남아 있는 것이 마음을 추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 어찌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유골은 그 상태로도 1년 정도는 보관이 가능하니 중간에 언제든지 보석으로 만들어도 된다.

 

 

단 한 번이라도 고양이별로 떠나 보내 본 집사라면 안다. 함께 하는 동안 조금씩 만들 추억과 표현력 없는 녀석을 세심하게 들여 다 보는 마음, 그리고 느긋하지만 단단하게 준비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말이다. 어떤 고양이별에서 우리 아이를 쉬게 해주고 싶은지 고민하는 집사가 되길 바란다. 

 

아픈 고양이와 함께하는 집사라면 꼭 읽어봐야 할 21gram이 추천하는 고양이책 BEST 3

 

 

1)길고양이로 사는게 더 행복했을까? | 박은지 | 미래의창

갑작스레 찾아온 고양이의 암.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도 아파하는 고양이를 보며 눈물짓고, 때론 상상도 못했던 마음의 고통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럼에도 저자 부부는 고양이의 투병에 기꺼이 동참했다. 왜냐하면, 가족이니까.

2)고양이님 저랑 살만 하신가요? | 이학범 | 팜파스

스크래치, 이갈이, 꾹꾹이, 그루밍 같은 고양이들의 생활모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절한 놀이법, 환경조성법, 중성화 수술, 노령묘 질환 그리고 고양이와의 이별에 대한 것까지 쉽게 알아둘 수 있도록 담았다.

3)그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 김중미 | 낮은산

저마다 아픈 사연을 지닌 고양이들을 통해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들여다보며 공감하고 서로 소통하는 일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말의 힘, 소통의 힘이 얼마나 큰지, 우리가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소중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고양이 장례를 준비할 때 어떤 게 가장 고민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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