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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이야기] “더 따뜻한 무지개다리를 그리는 21gram의 디자이너로 소망이를 기억할꺼에요” – 소망이편

한 달 전쯤, 21gram의 디자이너 웬디의 반려견 소망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다른 보호자들의 이별을 지켜보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디자인하며 이런 날을 상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든 이별은 상상이나 준비와는 아무 상관없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동생이라며 아끼던 소망이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어땠을까, 곁에서 지켜본 21gram 식구들 역시 안타깝게 그 마지막을 지켜봤다. 21gram 직원이자, 동생 소망이의 보호자로서 겪은 디자이너 웬디의 이별 이야기다.

21gram 디자이너 웬디


이 작은 강아지가 그렇게 커질까?

소망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대형견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작아서 좀처럼 상상이 안 될 정도였는데, 소망이는 쑥쑥 자라 어느새 커다란 존재감을 자랑했다. 작은 강아지를 입양하면서 그 강아지가 아픈 모습을 예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을 키운다는 건 그 아이가 행복해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Q. 첫 만남, 기억나세요?

그럼요. 저희 가족들이 모두 강아지를 좋아해서, 제가 중학교 때 소망이를 데려왔어요. 대형견을 키우고 싶다는 건 아빠의 주장이었고, 다른 가족들도 쉽게 동의했어요. 소망이가 처음 왔을 때는 정말 대형견이 될까 싶을 정도로 작은 아기강아지였어요.

 

Q.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워보니 어땠어요?

소망이는 처음부터 조금 아팠어요. 집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갑자기 구토를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병원에 가보니 파보장염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꾸준히 치료하면서 좀 괜찮아졌지만, 처음엔 많이 당황했죠. 강아지를 키울 때 ‘아픈 것’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해봤거든요. 말도 못 하는 애가 토하고 시름시름 앓으니까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변에도 많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Q. 치료도 하고, 성장하는 걸 지켜보며 한 생명을 키운다는 게 실감이 났을 것 같아요.

소망이가 다 컸을 때 체중이 무려 40kg이나 나갔어요. 너무 신기한 게, 사람도 청소년 때랑 성인이 되어서랑 얼굴이 좀 달라지잖아요. 근데 소망이도 그게 뚜렷하게 나타나더라고요. 점점 얼굴도 커지고 몸도 확확 크는 게 느껴졌어요. 제가 아이를 낳아보진 않았지만(웃음) 생명을 키우는 게 이런 행복이구나, 하고 배웠어요.

 

Q. 대형견을 키우는 건 어때요?

소망이를 키우면서 집안 인테리어 자체도 달라지게 됐어요. 보통 집에 강아지 하우스라고 하면 작고 폭신한 쿠션 같은 걸 생각하는데, 저희 집은 마당에 놓는 대형견 집을 거실에 들여놨어요. 개들에게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또 소망이가 망가뜨리지 못하게 화분을 다 선반 위로 올리고, 신발도 꺼내놓지 않고 신발장에 넣어 놓고요. 그리고 침대랑 소파를 다 없앴어요. 관절이 안 좋은데 사람이랑 같이 있으려고 자꾸 뛰어 오르게 되더라고요. 모든 게 소망이 위주가 됐어요.

 

 

Q. 정말 집안의 덩치 큰 막내였네요.

소망이가 온 뒤 가족 사이에 대화 주제가 많이 바뀌었어요. 소망이랑 가족들이 함께 산책하기도 하고, 서로 얼굴 보는 시간이 늘었죠. 소망이가 강아지긴 하지만 저는 한 번도 ‘얘는 개야’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 동생이야’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소망이라는 이름도 제 이름이랑 비슷하게 지었는데, 그래서 더 동생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조금씩, 걸을 수 없게 되었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반려동물 수영장에서 같이 물장구도 치고, 가족사진을 찍는 등 자연스레 추억이 쌓였다. 소망이의 다리가 급격히 안 좋아진 건 5살이 된 무렵이었다. 병원에서 주의를 들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가족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악화였다.

 

Q. 소망이가 아픈 건 언제부터였어요?

어릴 때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부터 ‘점점 다리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늘 조심하느라 산책할 때 ‘안 돼, 뛰면 안 돼’ 하고 말리는 게 늘 마음이 안 좋았어요. 아픈 애라는 걸 알고 나름대로 대비를 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급격히 다리를 절뚝거리게 되었어요. 뒷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어느 날은 갑자기 경련이 와서 몸을 덜덜 떨고요. 이제부터 시작인가 보다… 올 게 왔구나… 싶었어요. 아마 소망이에게는 조금씩, 조금씩 진행된 것이었겠지만 가족들이 보기에는 갑자기 악화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많이 놀랐어요. 마음의 준비를 채 하기도 전에 상태가 너무 나빠져 버려서요.

 

Q. 다리가 계속 안 좋아진 건가요?

소망이는 하루에 산책을 두 번씩 하던 아이인데, 걷지 못하게 되었어요. 다른 아이들은 앞발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일어나려고 용을 쓰던데 소망이는 아예 포기해 버린 것처럼 보이니까 더 마음이 아픈 거예요. 걸으려는 의지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산책을 못하니 답답할까봐 짐 옮기는 수레에 태워서 산책을 해주기도 했어요… 스스로 배변을 보지 못하니 시간을 정해놓고 화장실에 데려가배변 유도를 해줬고요.

 

 

Q.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수술해도 완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요. 선천적인 관절 이상이고, 수술을 할 수는 있지만 회복 가능성이 미비하다고 했어요. 그 후에도 재활을 계속 해야 할 거고요. 현실적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었어요.

 

Q. 그 기간 동안 정말 모두들 힘들었을 것 같아요.

소망이는 한 달 정도 그렇게 심하게 아프다가 떠났어요. 원래 동물들은 아픈 걸 티를 잘 안 낸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원래 그렇게 밝고 잘 뛰던 아이가 갑자기 축쳐지고, 움직이지도, 먹지도 않으니 정말 미치는 거죠. 밤마다 신음소리를 내고, 소망이를 위해서 도대체 뭘 해줄 수 있을까. 가족들끼리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Q. 그렇게 찾아온 이별… 어떠셨나요.

믿겨지지 않고, 믿고 싶지 않았어요. 평생 함께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이렇게 빨리 이별의 순간이 올 줄은 몰랐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이러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했는데, 점점 그게 아닌게 확실해지더라고요. 소망이가 떠난 뒤에 한동안 그 잔상이 느껴졌어요. 문 열고 들어오면 늘 반겨주던 모습, 같이 밥을 먹던 시간, 티비를 볼 때 옆자리에 있던 온기 같은 것이 자꾸 보이는 것 같았어요.

 

21gram을 통해, 직접 겪은 장례
그렇게 이별의 날은 찾아왔다. 21gram에서 많은 이별을 지켜봤지만 직접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디자이너로서 21gram의 콘텐츠 디자인을 맡으며 많은 보호자들의 사연을 접하고 장례식장의 서비스에 대해 다루었지만, 그 모든 게 새롭게 와 닿았다.

 

 


Q. 지금까지 21gram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소망이 생각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감정 이입이 많이 됐어요. 저도 카드 뉴스나 인터뷰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보호자 입장이니까요. 특히 소망이와의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을 때는, 제가 다루는 콘텐츠가 제 감정과 너무 비슷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사진 하나하나도 신중하게 고르고, 더 진심을 담아 작업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장례나 죽음에 대해 다루는 디자이너로서 고민도 있으셨죠?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마음 아프고 예민해질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간접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많이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덜 슬픈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사실 제가 보호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왜 이런 생각을 할까?’ 하고 의아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소망이를 떠나보내니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더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 마음을 아는 만큼 더 신중하게, 더 다정하게 작업하고 싶어요.

 

 

Q. 소망이가 떠난 날, 동료 직원과 상담을 해서 장례식장을 예약하셨죠.

사실 제가 21gram을 고객 입장으로 이용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21gram이라는 중개 서비스가 정말 편할까? 진짜 필요할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일단 상담할 곳이 있으니 여러 가지로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저에게 필요한 부분을 일일이 알아보지 않아도 상담을 통해 그에 맞는 장례식장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직접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했고, 제가 고려하는 점들에 대해서 좋은 쪽으로 소개도 자세하게 해주셨어요.

 

Q. 장례식장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대형견이다 보니 화장장이 가장 신경 쓰였어요. 화장장이 작으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안 좋을 것 같아서요. 일부러 큰 화장이 있는 곳으로 상담해서 선택했고, 시설이나 분위기보다는 얼마나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인지가 중요했어요. 사실 처음엔 이 모든 게 빨리 지나가고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어요. 그런데 이것저것 알아보니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서로 위로받을 수 있는 이별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장례식장을 처음 이용해보니 어땠나요?

다들 친절하게 해주셨어요. 추모실에 들어가서는 소망이 옆에 간식도 놔주고 꽃도 놔주고… 가족들이 이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시더라고요. 또 장례의 전 과정을 다 보고 함께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가는구나 하고 조금씩 받아들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 눈앞에서 보내는 게 안심이 좀 되기도했어요.

 

Q. 21gram 직원 입장에서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21gram에서는 여러 장례식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중개해주는 것이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21gram을 통해 장례식장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장례식장을 제휴하는 단계부터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이별의 이미지가 되니까요.

 

 

 

Q.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의 이별을 지켜보는 과정이 남달랐을 듯해요.

회사에서 장례비용도 지원해 주셨어요. 무엇보다 저의 마음을 많이 이해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다른 회사였으면 이렇게까지 공감을 받고 이해 받을 수 있었을까싶어요.

 

 

무지개 너머 소망이를 기억하며
소망이가 떠난 빈자리는 컸다. 늘 집에 있는 게 당연했던 소망이가 없으니 가족들 사이에 왠지 모를 어색함이 머물기도 했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매 순간 소망이를 떠올리고, 소망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슬퍼하고, 또 남은 가족끼리 서로를 다독이며 가슴 한편에 소망이를 위한 기억의방을 만들어두기로 했다.

 

Q. 소망이가 떠난 후, 유골은 어떻게 보관하고 계세요?

대형견용 유골함이 없어서 사람용의 조금 큰 사이즈 유골함을 받았어요. 지금 은 이대로 보관하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뿌려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소망이의 물건들도 정리하고 계시다고요.

거실에 있었던 큰 집도 팔고, 장난감도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사료 같은 것도 정리하면서 서서히 저희 집도 다시 변하고 있어요. 많이 울고 슬펐지만, 오히려 마음 정리가 되는 것도 같아요. 울기도 하고, 사진도 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면서 저 나름대로 솔직하게 슬퍼하고 이별하고 있어요.

 

Q. 소망이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소망이를 보내고 나서 며칠 뒤에 비가 엄청 오더니 커다란 무지개가 떴어요. 우연일 수도 있지만 왠지 소망이가 그 무지개를 건넜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잘 떠났을 거라고, 거기에서도 행복할 거라고… 그런 생각이 났어요. 소망이가 다음 생에는 새로 태어나면 좋겠어요. 다리가 안 좋았으니까요, 새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녔으면 좋겠어요.

 

구분 애도의 메시지


신비

아이와의 이별로 힘들어 하실 소망이 보호자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아이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호슨

소망이를 위해 진심으로 애도를 보내며…가장 슬프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웬디에게도 함께 위로의 말을 전할게. 웬디와 가족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던 소망이는 행복한 아이였을것 같아.그동안 즐거웠던 추억들 앞으로도 소중히 잘 간직하고, 소망이가 편히 쉴수 있도록 함께 기도할께.


로빈

기회가 안 되어서 소망이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어린 나이에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웬디와 웬디 가족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볼리

웬디의 사랑스런 동생 소망아! 큰 눈망울에 멋진 미소를 가진 네가 너무 그립구나.무지개 다리 저 편에서 평온히 잠들길 바랄게.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한 기억만 간직하길.


디케이

소망이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웬디에게 소망이가 어떤 존재였고 어떤 의미였을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건강했을 때에도 소망이를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 더 마음이 아팠을 것 같기도 하네요. 이제 함께 있진 못하지만 소망이가 웬디님 마음 한편에 언제나 함께 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소망이를 평생 기억할게요.


제이

웬디에게 큰 추억의 빛을 준 소망이는 웬디와 웬디 가족들에게 정말 큰 선물이었을 듯해요. 소망이는 분명 웬디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빛났을 것이고 그 반짝이는 시간으로 무지개 동산에서 건강히 뛰어놀고 있을 것이에요. 다시 만날 그날을 나도 함께 기다리고 기억할게요. 아마 소망이가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니스카

마지막까지 웬디와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이 소망이에게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동안 힘이 될 거고, 웬디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될 거예요. 소망이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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